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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의 대표적인 감독과 배우 콤비를 떠올릴 때 빼놓을 수 없는 분들, 바로 영화감독 봉준호 씨와 배우 송강호 씨입니다.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 열차, 기생충 이렇게 4개의 흥행작을 함께하면서 이들이 같이 작품을 할 수 있게 된 계기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이들의 첫 만남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2000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플란더스의 개'는 그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으로 김성재, 배두나 주연의 작품으로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작품성을 인정받고 배두나는 이 작품으로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이 작품으로 봉감독은 충무로의 신예 감독으로 떠오르게 되지만 영화 자체는 영화 흥행의 실패로 의기소침해하고 있을 당시였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전지현, 이정재 주연의 영화 '시월애'의 김현승 감독의 주최의 디렉터스 컷 행사에 봉 감독이 초청을 받게 됩니다. 

 

 

 

그 행사장에서 봉준호와 송강호는 우연히 마주치게 됩니다. 당시 송강호는 '공동경비구역 JSA'로 충무로의 새롭게 떠오르는 신성이었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멋쩍게 송강호에게 인사를 건냈는데,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을 한 번에 알아보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어제 마침 플란더스의 개를 보았다며 영화에 대한 감상평과 함께 잠시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물론 짧은 대화였지만 유명 배우가 자신의 흥행 실패작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를 해주었다는 자체에 봉감독은 많은 감동을 받았고, 영화를 계속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었다고 합니다.

 

 

'플란더스의 개'로 흥행에 실패한 봉준호 감독은 2002년 새로운 영화를 기획하게 됩니다. 2번의 연이는 실패는 영화계에서는 아웃이라고 생각해서 이번 작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을 하고 제작에 임하게 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유명 배우를 캐스팅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고, 주인공으로 떠올린 배우는 바로 2년 전 행사장에서 우연히 마주쳤던 송강호 배우였습니다. 이미 스타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송강호에게 연락해서 부탁한다는 것이 당시 본인의 처지에서는 무리라고 생각을 했지만, 어차피 마지막이라고 생각했고 용기를 내어 송강호에게 연락을 합니다.

 

 

시나리오를 받은 송강호는 영화에 출연하겠다고 답했고, 봉준호 감독은 이 사실이 믿기지가 않아서 재차 물으면서 그의 답변을 확인하고 확인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송강호는 "감독님 우리 5년전에 만났었습니다. 그때 저는 감독님 영화에 언젠가는 출연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5년 전이면 행사장이 아닌 다른 곳이었고, 봉준호 감독도 기억을 더듬으면서 당시의 상황을 회상했다고 합니다. 

 

 

1997년 당시에 무명의 단역 배우였던 송강호는 어느 영화사의 배우를 뽑는 오디션을 가게 됩니다. 영화사가 준비중인 새로운 작품의 단역 배우를 뽑는 자리었는데, 당시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송강호는 이 역할이라도 해야겠어서 찾아가게 됩니다. 오디션을 보고 돌아가려고 하는데 당시 조감독이었던 봉준호 감독이 다가와서 "초록물고기 잘 봤습니다." 하고 인사를 건네었던 것입니다. 그 당시 영화 '초록물고기'에서 조연을 맡아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송강호를 봉감독이 먼저 알아봐 준 것입니다.

 

오디션의 결과는 탈락이었고, 왜 탈락이었는지 알수도 없는 상황에서 실의에 빠진 송강호에게 봉감독이 직접 연락을 해서 상황의 설명을 했고, 그렇지만 언젠가 좋은 기회에 꼭 다시 뵙고 싶다고 말을 합니다. 탈락한 사람에게는 그 누구도 연락을 해주지 않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는 오디션의 세계에서 자신에게 친히 연락을 주어 진심 어린 인사를 전했다는 것은 당시 송강호에게 신선한 충격이었고 너무나도 감동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때 송강호는 만약 봉준호 조감독이 나중에 감독이 되어서 영화를 기획하게 된다면 꼭 함께 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두 사람이 만나서 함께 한 영화가 2003년 최고의 영화 '살인의 추억'이고 아직까지도 대한민국 최고의 흥행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살인의 추억' 이후, 2006년 '괴물', 2013년 '설국열차'로 승승장구를 달린 봉준호, 송강호 콤비는 2019년 '기생충'으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이라는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어냅니다. 서로의 재능을 알아봐주고, 응원해주며 무명시절부터 서로의 대한 예우를 갖추면서 지금까지 함께 한 봉준호, 송강호에게 가장 가슴 뭉클하고 행복한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훌륭한 인격과 품격을 갖춘 이들이 앞으로 영화계에서 계속해서 어떠한 멋진 작품을 만들어낼지 기대가 많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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